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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쑥쑥 크는 T1…박정호 SKT 사장 新 e스포츠 사업 추진 '탄력'

SK텔레콤이 최근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와 협업에 나서는 등 e스포츠 관련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공동취재단

SK텔레콤, e스포츠 사업 키운다…T1 선수들도 상승세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스페인 명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처럼 글로벌 대표 e스포츠 구단을 만들겠다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을 넘어 미국, 중국, 유럽 등 더 큰 시장에서의 프로게임단 운영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계권 및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SK텔레콤의 e스포츠 사업 밑그림이 최근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현재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 프로게임단 T1이 인기 e스포츠 리그인 '리그오브레전드(롤)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우승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면서 SK텔레콤의 'e스포츠 사업 확장' 작업에 더욱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 "때가 왔다" e스포츠에 힘주는 SK텔레콤

1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시작하는 '2019 LCK 서머' 리그부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생중계를 시작한다. 이는 VR 기기와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이 실제로 e스포츠 경기를 현장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영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생중계뿐만 아니라 LCK 관련 AR·VR 콘텐츠를 개발해 추가로 제공할 방침이다. 앞서 SK텔레콤은 롤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와 5G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고 LCK 중계권을 확보했다. 회사는 라이엇 게임즈로부터 2020년까지 LCK를 비롯해 롤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 중계권과 5G 관련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권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기존 국내 위주로 활동한 프로게임단을 글로벌 무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의 팀만 운영해야 한다는 라이엇 게임즈의 규정상 일단 글로벌에 진출하는 팀은 롤이 다른 게임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롤 프로게임단의 글로벌 진출을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 T1 단장을 맡고 있는 오경식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그룹장은 "주요 지역에서 흥행할 수 있는 글로벌 프로게임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롤 팀 자체로 수익이 나는 곳은 미국 시장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수익을 위해 미국에서 롤 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e스포츠단을 홍보·마케팅에만 활용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e스포츠 산업' 전체를 보고 있다. 지난 2월 세계적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SK텔레콤과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는 글로벌 e스포츠팀 운영, 콘텐츠 제작,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 게임과 미디어를 아우르는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수익성 제고를 모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e스포츠의 잠재력을 일찍부터 확인하고 '뉴(New) ICT' 사업 중 하나로 장기간 준비해왔다. 지난 2004년 4월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SK텔레콤의 T1은 한국 e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많은 우승과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한 명문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의 연간 e스포츠 관련 투자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프로농구와 배구 구단 연간 운영비를 상회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SK텔레콤은 T1에 대한 꾸준한 지원·육성 외에도 ICT 기술센터를 통해 미디어 관련 다양한 연구개발을 지속해오고 있다.

T1 미드라이너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제압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이덕인 기자

◆ LCK 왕좌 되찾은 T1…SK텔레콤 "지원 확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은 지난해 8억69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에서 2022년 29억6300만 달러(약 3조3000억 원)로 매년 35%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e스포츠 핵심 수익원인 상금과 중계권, 스폰서십, 광고, 상품 판매만 종합한 것으로,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포함하면 연간 12조 원대 시장이 될 것으로 SK텔레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e스포츠가 5G를 통한 AR·VR 등 신개념 미디어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 "e스포츠 중계는 대중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성장 가능성이 큰 e스포츠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들이 내세우고 있는 팀의 '성적'과 '인기'다. 글로벌 리그가 잘 갖춰진 롤의 경우 세계 최고의 커리어를 쌓은 T1의 인기는 글로벌 팬 사이에서 자국 최고 인기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특히 T1은 롤드컵 3회 우승을 이끌며 'e스포츠계의 메시'로 통하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페이커'를 '2019년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로 뽑기도 했다. 업계는 T1과 T1 선수들의 인지도, 브랜드 가치, 상금 수입, 추가 콘텐츠 및 상품 판매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 프로야구단 못지않은 가치를 갖고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커' 뿐만 아니라 '칸·클리드·테디·마타' 등 T1의 모든 선수들이 e스포츠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스타"라며 "이 선수들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T1의 최근 성적이 좋은 것도 e스포츠 사업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2013년 서머에서 첫 우승을 맛본 T1은 이후 2017년 스프링까지 '무실 세트 우승', '3시즌 연속 우승', '통합 6회 우승' 등 대기록을 써내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난해에는 LCK 결승조차 진출하지 못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페이커'를 구심점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지난 13일 상승세를 달리던 '신예' 그리핀을 3-0으로 제압하며 LCK 스프링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T1은 다음 달 베트남과 대만에서 개최되는 국제 대회 '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LCK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연습생 제도, 전담 심리 상담사, 운동 관리, 정기적인 인성·윤리 교육, 자금 관리·미래 설계 교육 등을 통해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에도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선수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게이밍 하우스'를 만들기로 했다. 오경식 그룹장은 "선수들이 연습하고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게이밍 하우스를 서울에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선수 숙소가 아니라, T1 브랜드를 알리고 T1을 사랑하는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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